"병풍 신세는 싫어!"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만화라는 걸 알게 된 단오.
자신이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엑스트라라는 걸 알게 된 단오.
단오는 작가가 만든 엑스트라 설정값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운명을 바꿔 줄 거라고 생각하는 13번을 찾아 헤맨다.
MBC 수목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여고생 단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 '라고 소개되어 있다.
나는 로맨스보다는 '성장'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학원 로맨스물인 줄 알고는 안 봤었는데, 5회부터 본 나의 감상은 이것은 성장 드라마라는 것이다.
운명을 거스르기 위한 단오의 '운명 개척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3번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13번은 이름도 없는 데다 눈, 코, 입도 없는 단오보다 더한 엑스트라.
나는 누군가가 자신의 운명을 바꿔줄 거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아쉬웠다.
이름이 없어서 13번이라고 부를 때는 '이름을 네가 붙여주면 되겠네'하고 생각했다.
이름....... 하니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가 생각났는데......
몇 분 후에 수업 장면에서 이 시를 해석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 나이쯤까지 드라마를 보면 이런 능력이 생기나 보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한다. 또 이름에는 내 정체성이 들어있다. 사람들은 내 얼굴과 동시에
이름을 같이 기억한다. 누군가의 이름을 알고,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이 인연의 진짜 시작일 것이다.
나의 바람대로 단오는 13번에게 이름을 준다. '하루'
대사도 없는 엑스트라 하루의 첫 대사는 '단오'.
이름을 불러주고 조금씩 콘티가 바뀌기 시작한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라는 드라마 제목을 생각한다. 1~4회까지 보지 못 해서 단오가 하루를 어떻게 발견했는지는 모른다. 하루는 단오가 이름을 붙여주기 전에는 13번이었고, 그 전에는 등짝남이었다.
하루를 만나고, 찾고, 잃어버리다 다시 발견하고..... 그렇게 하루를 발견하면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닐까?
엑스트라인 단오와 하루는 앞으로 어떻게 자신들의 운명을 바꾸어 나갈까?
단 하루뿐인 오늘에서 단오와 하루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를 나 역시 꿈꾼다.
그 외의 짧은 감상:
1.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가 여고생이라면 이 드라마가 아닐까? ^^
2. <SKY 캐슬>을 못 봐서 김혜윤 배우의 연기는 처음 봤는데, 연기를 정말 잘한다.
상큼발랄하면서도 운명을 개척하려는 주체적인 캐릭터 단오를 아주 잘 표현하고, 무엇보다 배우의 발음이란 무언가를 보여준다.
'손으로 쓰다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U2 The Joshua Tree Tour 2019 - U2 내한공연 (0) | 2019.12.15 |
---|---|
파리를 담은 그들의 눈 - <매그넘 인 파리> 리뷰 (0) | 2019.12.01 |
세상을 향한 미친 웃음 - 영화 <조커> 리뷰 (0) | 2019.10.27 |
왕초보 영어 교재-<착붙는 영어 독학 다시 시작하기>리뷰 (0) | 2019.09.18 |
당신의 떨림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 영화 <벌새> 후기 (0) | 2019.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