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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그리다/오늘의 멋글씨

2019. 10. 17 창덕궁 달빛기행(feat.달빛기행 캘리그래피 연습)

창덕궁이 야간 개장을 했다. 이름하야 '창덕궁 달빛기행'.

예매 확인을 스텝들에게 받고 조별로 모인다.

해설사님의 설명을 듣기 위해 한쪽 이어폰만 있는 라디오(?) 같은 걸 받고 문이 열리기를 줄 맞춰서 기다린다

약간은 쌀쌀한 밤이었고, 조금의 어수선함과 설렘이 사람들 사이로 흐르고 있었다.

총 6조인데 조를 나누는 기준은 모르겠으나 가운데 조로 편성되는 게 좋은 것 같다.

각 조별로 입장하고 조끼리 같이 움직이지만 나중에 공연을 보기 위해서 다 같이 모이는데

가운데쯤에 있는 게 공연 보기 좋은 거 같다. 뭐...... 큰 공연장은 아니지만.

 

창덕궁은 조선의 두 번째 궁궐이다. 경복궁의 이궁이었다. 이궁이란 나라에 전쟁이나 큰 재난이 일어나 공식 궁궐을 사용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여 지은 궁궐이라고 한다.

 

경복궁이 평지에 신분을 대변하면서 각 건물의 역할에 맞게 계획적으로 지은 궁궐이라면, 창덕궁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건축되었다. 실제로 창덕궁을 가 본 사람들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금방 알 것이다. 또 이런 이유로 창덕궁에서는 다른 궁들과는 다르게 궁궐의 정문에서 정전을 볼 수 없다. 건물들이 일직선으로 나란히 지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창덕궁 하면 유명한 것이 바로 창덕궁의 후원이다. 후원은 나무, 정자, 연못 등 자연물과 인공물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준다.

 

창살이 이쁘다.

어느 건물에서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해설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창살이 모두 다른 모양이라고 한다.

야간에 찍은 사진이고, 조명도 너무 부족해서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포토샵으로 최대한 흔들림을 잡으려고 했는데,

많이 흔들려서 조금 아쉽다.

 

어수문과 그 안으로 들어가면 있는 주합루

낙선재와 성정각 사이의 언덕길을 올라갔다 내려오면, 창덕궁 후원을 대표하는 부용지가 나온다.

언덕길을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정원이 눈을 사로잡고, 걸음걸이를 빠르게 만든다. 그런데 원래 부용지는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출입문을 통과해야 했다고 한다.

주합루는 정조 때 지어진 2층 건물이다. 각각의 층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1층은 수만 권의 책을 보관한 도서관 같은 곳으로 이용했다. 2층은 우주의 모든 이치가 합하여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곳이란 의미로 주합루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고로 어수문은 왕만 드나들 수 있었던 문이라 한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많은 사진을 일단은 찍어뒀었는데, 역시 집에 와서 사진들을 확인해 보니 야간 사진의 단점들이 많이 보여서 올리지 못하게 되었다.

창덕궁 달빛기행의 마지막 여정은 공연 관람이다. 준비되어 있는 따뜻한 차 한잔씩을 손에 들고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공연을 기다린다.

 

 

공연의 첫 시작은 탈춤

카리스마 있는 검무

 

그 외에도 판소리, 그림자 인형극, 부채춤 공연이 있다.

부부, 친구 사이의 분들이 많이 오시던데 꼭 부모님 모시고 가보면 좋겠다. 많이 좋아하실 것이다.

 

달빛기행을 다녀온 뒤 feel 받아 쓴 글씨. 달빛 판본체와 궁서체

이제 보니 'ㄹ' 공간 크기가 더 일정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캘리그래피 초급반에서 배울 때 선생님이 판본체, 궁서체만 제대로 쓰려고 해도 1년은 족히 걸린다고 했는데, 정말 실감한다.

 

궁서체에서는 아래쪽 획이 조금 더 날렵했으면 좋았겠다. 좀 뭉툭한 느낌이다.

 

달빛기행 캘리그래피

하나는 부드러운 느낌을 내려고 했고, 다른 글씨는 직선의 분위기로 써보았다.

부용지에서 찍은 주합루의 전체적인 모습

역시 오늘도 캘리그래피 잘 쓰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