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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다/독후감, 필사

<길귀신의 노래> 필사

<길귀신의 노래> 곽재구, 열림원

 

곽재구 작가의 여행 산문 책이다.

<포구기행>이란 유명한 책(아직 읽어보지 않은)의 저자로 알고 있었는데, 도서관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온다.

<길귀신의 노래>는 여행과 길에서 만난 감상을 아름다운 언어로 들려준다.

길귀신? 무서운 책인가 했는데....... 에헴~

 

짧은 글이 총 39개, 이런 글이 필사하기엔 정말 좋다.

39편 중 14편을 필사했다. 그중에 들어있는 시 6편도 필사하게 되었다.

 

필사를 하면서 특히 닮고 싶은 문장을 따로 단어 노트에 적었다. 여기 몇 문장 옮겨본다.

 

"언젠가 지상에서 내가 쓴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글들이 한 송이 포도와 같은 질감과 푸른빛의 꿈을 지녔으면 싶다. 여기 모인 글들은 지난 십수 년간 와온 바다 언저리에 머물며 빚은 기억의 포도송이에 관한 것이다."    -p,8

 

"아이의 엉덩이와 따뜻하게 싼 선생님의 도시락이 만난 것이었다...... 학교로 가는 길 내내 엉덩이가 행복했다...... 지금도 내 기억의 언덕에는 선생님의 도시락 온기가 따뜻이 꽃피어 있으니."     p,21~22

 

"봄날 한없이 둥글고 큰 달이 와온 바다 위에서 달빛을 뿌릴 때면 세상은 온통 눈부신 꽃밭이 된다."     -p,103

 

"발 아래 톡톡 튀는 달빛을 밟으며 몸 안 어느 구석에선가 신선의 춤사위가 빚어지는 것을 느꼈다."      -p,141

 

"콩깍지 안의 콩들이 토닥토닥 튀어나왔다. 콩들은 밥으로 떡으로 갈 것이고 콩깍지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언저리로 갈 것이다."        -p,196

 

"밤버스 차창에 펼쳐지는 은하수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에 잠기다가 긴 꼬리를 펼치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백 개쯤 쫓아가다 보면 모래시계 안의 모래성이 조금씩 쌓이는 것이다."     -p,241

 

모두 A4 이면지 17장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