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지 못 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봐야 하고, 더 오래 봐야 하고,
더 많이 움직이며 봐야 한다. -김중혁, <무엇이든 쓰게 된다> 중에서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팁>
글쓰기를 막 시작한 분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있는데,
바로 "이 정도면 알겠지."라며 넘어가는 겁니다.
작가는 내가 상상한 이미지를 독자에게 친절하고 생생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세부적인 묘사는 자연스러운 몰입을 돕습니다.
작가가 세세한 배경을 상상하며 쓰는 것과 두루뭉술한 상상으로 글을 쓰는 건
글에서도 수준 차이가 나니 묘사 연습도 틈틈이 해야 합니다.
1. 장면 묘사
공간을 묘사할 땐 상상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놓은 뒤,
사진의 구석구석을 돋보기로 관찰해 봅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야기는 철저히 배제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거리를 묘사한다면 번화가인지, 산책로인지, 한적한 골목길인지를 고민하고
폭풍우를 만났다면 어느 정도 세기의 태풍인지를 고민해 보세요.
세밀한 부분을 어떻게 쓸지 모르겠다면 비유법을 사용하세요.
예) 여자의 치마가 종잇장처럼 펄럭였다.
2. 움직이는 이미지
움직임은 동작 하나하나를 명확하게 짚어 주면 간단하게 쓸 수 있습니다.
예) 은빛 고양이는 기지개를 켠다. 허리를 내리고 엉덩이를 길게 빼며 입을 쩌억 벌린다. 꼬리가 부드럽게 섰다.
입을 다물자 눈빛이 살아났다. 천천히 몸을 바로 세우고, 언제 하품을 했냐는 듯 번뜩이는 눈빛이다.
정면을 응시하다 오른발을 먼저 뗀다. 레드카펫 위의 여배우처럼 걸음걸이에 기품이 넘친다.
(비유)
3. 하나의 이미지
멈춰 있는 이미지는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장면 스케치나 움직이는 이미지는 동작 하나만 써도
쓸 거리가 넘쳐나지만, 한 가지 이미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로지 깊은 관찰만을 통해 쓸 수 있어요.
예) 남자는 목욕탕에나 있을 법한 비좁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다.
엉덩이 끄트머리는 살짝 눌린 채로 삐죽 튀어나왔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고 스케치북만 보고 있다.
남자는 끝이 날카로운 연필을 제법 화가처럼 쥐고 있다. 그의 손엔 일정한 간격의 주름을 그려 넣은 듯
선명하게 그어져 있다.
예시는 남자가 어떤 거리에 앉아 있는지, 손님은 어떤지, 스케치북의 그림은 얼마나 완성되었는지
주변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주변 설명을 했다면 장면 스케치겠죠.
숙제1.주어진 상황을 구체적으로 상상하여 공간을 묘사하세요
상황)카페에 혼자 앉아 있는 남자
한 남자가 카페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책 옆에 커피가 놓여있는데 남자에게 잊힌 지 오래인 듯하다.
커피 옆엔 갈색 테를 두른 안경이 있다. 남자는 팔짱을 낀 채 미동도 없다. 그저 책장을 넘길 때만 움직인다.
숙제2.다음 이미지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묘사하세요
상황)잠꼬대를 하며 뒤척이는 여자
한 여자가 자고 있다. 숙면은 아닌 게 분명하다. 잠꼬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과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뒤척임도 심하다. 오른쪽으로 누웠다 왼쪽으로 누웠다.
가끔은 팔까지 휘두른다. 미간을 찌푸리기도 한다. 악몽을 꾸고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한가 보다.
글에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누구나 겪는 과정인데 남들한테 드러내기엔 창피한 감정이 있죠.
사람들은 이런 글을 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면
결국 죽은 감수성만 남게 됩니다.
죽은 감수성으로 글을 쓰지 않도록 글만큼은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진심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면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1. 과장하지 말기
2. 소심하지 말기
숙제1.드러내기 어려운 감정이 담긴 짧은 글을 완성해 보세요
물어볼까 말까? 고백할까 말까? 화낼까 말까?
쿨해보이고 싶어서, 꽁한 마음 들키기 싫어서
데드라인을 넘기지 못했던 수많은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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